2017년 6월 E3 컨프레스에서 최초로 공개되었을 당시 정말 많은 게이머들의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앤썸입니다
사전에 공개되었던 게임 트레일러는 지금 봐도 대단하지만 4년 전에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이 정도의 그래픽과 디테일을 오픈월드 장르에서 구현한 게임은 지금도 찾아보기 힘드니까요
처음 공개된 시점부터 1년이 지난 2018년 6월 , 베일에 쌓여있던 총 네 개의 클래스가 공개되고 각 클래스에 대한 상세 정보가 공개되었습니다 (레인저 , 콜로서스 , 인터셉터 , 스톰)
거기에 더해 게임 플레이 트레일러도 한차례 더 공개되었습니다
이때까지의 반응도 사실은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여전히 처음 공개되었을 당시의 기대감을 어느 정도는 충족하고 있었던 셈이죠
시간이 지나 2019년 2월 1일 드디어 개발사가 유저들을 상대로 미리 플레이할 수 있는 데모 버전을 출시했습니다
여기서부터 앤썸의 적나라한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데모 시행에서 드러났던 문제점들은 크게 9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 PC버전과 콘솔 버전 양쪽에서 프레임이 비정상적으로 하락하는 최적화 문제
- 싸우고 있던 적들이 한순간에 증발하거나 , 처치해도 진행이 되지 않는 등의 심각한 버그
- 최적화 문제로 빚어진 심각한 로딩 시간 (한판 하려고 들어갈 때마다 로딩 소요시간이 3분이 넘어가기도 했습니다)
- 접속 자체가 되지 않는 서버(저녁 시간대에는 아예 접속을 포기해야만 했었습니다)
- PC 버전의 이해하기 힘든 기본 키 설정의 문제
- 무너져버린 주 무기 밸런스 (스나이퍼 라이플을 제외한 나머지 무기 군의 대미지가 비정상적으로 낮았기에 보스방을 가기도 한참 전에 총알이 바닥을 드러내는 현상)
- 멀티플레이 게임이지만 채팅 기능의 부재
- 답이 없는 스토리 텔링
- 엔드 콘텐츠의 수준 낮은 완성도
이외에도 지적받았던 부분들이 너무 많아서 전부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사전 예약 구매자들의 원성을 사게 되었고
많은 기대를 받았던 앤썸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식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2주 뒤 정식 발매를 하게 되는데
모든 리뷰 사이트와 유저들이 직접 평가하는 메타크리틱스에서 AAA급 게임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최하위 점수를 기록하게 됩니다
설상가상으로 2달 뒤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던 전문 기자가 앤썸에 대한 폭로기사를 쓰게 되는데
짧게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최초 앤썸의 기획과 개발은 2012년에 시작하였으나
앤썸의 개발 엔진인 '프로스트 바이오' 엔진의 기술적인 한계, 개발진들과의 의견 격차로 오랜 기간 연기되었고
5년이 지난 2017년 초에서야 가닥을 잡기 시작했다는 내용입니다
그 말인즉슨 많은 유저들의 기대를 모은 게임 트레일러 영상 또한 급하게 연출되었고
실제 발매될 게임 플레이와 괴리감이 클 것이 분명한데도 이미 대부분 완성된 게임인 것처럼 홍보하면서 '사기'를 쳤다는 것이죠
거기에 더해 전문 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프로스트 바이오' 엔진의 기술자들이 안 그래도 부족한 앤썸의 개발인력에서 좀 더 수익성이 보장된 '피파 시리즈'와 같은 다른 게임 개발부서로 넘어갔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결국 실제 개발기간은 1년~1년 4개월밖에 소요되지 않았고 그 마저도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한 채 급하게 출시한 반쪽짜리 게임이었던 것이죠
그렇게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나서도 게임은 제대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 2019년 4월 일부 업데이트 무기한 연기
- 2019년 9월 바이오웨어 개발 팀의 콘텐츠 개발 계획 포기
- 2020년 2월 앤썸 2.0 개발 발표
- 2021년 2월 앤썸 2.0 개발 취소
그리고 2021년 8월 현재 망가져버린 앤썸의 재설계를 기획하던 핵심 개발진은 전부 다른 부서로 이동한 상태입니다
개발 초기부터 앤썸의 실패는 이미 예견되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셈이죠
2년 여가 지난 현재 출시 초기의 로딩 속도 문제와 수많은 버그들은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는 해결이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거의 전부 다라는 점입니다
사실 넓게 생각해보면 어느 게임이든 개발 과정부터 피해 갈 수 없는 장애물들은 다수 있고
출시 이후에도 고난은 계속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몇 번의 실패 이후에도 끊임없는 노력으로 결국 개선하여 유저들의 재평가를 받아 다시 상향곡선을 그리고 탄탄한 충성 유저들을 얻는 게임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최소한 게임을 구매한 유저들을 버리지 않고 사후 지원이라도 계속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인 것인데
지금의 앤썸은 그 마저도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