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저격수는 일반 보병도 가능할까? - 인포스터 (tistory.com)

 

군대에서 저격수는 일반 보병도 가능할까?

특수부대가 아닌 일반 보병(흔히 말하는 땅개)으로 입대를 하게 되는 사람들 중에는 군대 관련 영화들에서 흔히 접할 수 있었던 저격수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간혹 존재한다.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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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는 일부 소수의 부대에서만 시행하기는 하지만 알보병(속칭 땅개)도 "저격수"라는 명함을 달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하는데 물론 현실과 판타지는 많이 다르며 특수부대가 아니기에 당연히 저격수라고 부르기 민망할정도로 강도 높은 훈련이나 로망 같은 것들도 존재하지 않는다.

 

위 링크에서는 일반적인 보병 부대에서 그게 가능했던 이유와 장점, 단점에 대해서 설명해놓았으니 관심이 있으시면 윗글을 먼저 보는 것을 추천드린다. 아래는 땅개 저격수들이 현실 군대에서 받는 훈련 과정과 내용이다.

 

 

 

 

 

 

저격수 집체 훈련의 과정

 

 

 

일반적인 생활관 모습
군대 생활관

생활관 사진을 보고있자니 갑자기 PTSD가 오는데

어쨌든 중대별로 2명씩 임명되는 저격수가 되면

진지공사 시즌이 시작되거나 대대급 이하 소규모 훈련에서

열외 되어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사막이 아닌 그나마 쾌적한

생활관에서 대기하는 상태가 된다.

 

 

보통은 당일날 아침 일찍 총을 챙겨서 나가거나

훈련 전날에 미리 총과 기본적인 생활 용품들을

챙겨서 다른 중대의 생활관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대대에 중대가 만약 6개라면 총 12명의 인원들이

각자의 중대에서 부대가 지정해준 생활관으로 옮기게 된다.

내 경우는 중대가 7개였던지라 나를 포함해서 각 중대의

아저씨들이 2개의 생활관에 나눠서 생활을 했다.

 

 

이 훈련 과정과 내용을 부대에서는

"저격수 집체 훈련"이라 명하였고 이때부터 일주일간

모여서 하루종일 총만 쏴재끼는 사격 노동이 시작된다.

 

 

 

총기에 개인 부착물도 달아줄까?

 

 

개조된 K2 소총 이미지
K2 개조 상태

 

일반 땅개들은 당연히 그런 거 없다.(....)

예외로 당시에 우리를 인솔했던 간부 중에 탄약반장님이 있었는데

이 탄약반장이 어디서 구해왔는지 모를 사제 스코프와

부착물들을 장착해와서 우리에게 직접 보여주기도 했으며

당시에 이등병이였던 나에게는 무척 신기한 경험이었다.

 

이 탄약반장님에 대해서 짧게 소개하자면 

사람 좋은 성격에 날렵한 인상과

정말로 총을 원 없이 쏴보고 싶어서 간부에 지원한 것같이

보이는 사격에 대한 무한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

그런 사람이었다.

 

아니 근데 그럴 거면 특수부대를 지원하지 왜 일반 부대에

지원한 건지 지금 생각하면 의문점은 남아있는데

아무튼 그랬었다.(...) 

 

 

 

훈련 내용

 

 

 

실제 양궁 표적지 모습
사격 표적지

 

위 사진은 양궁 선수들이 사용하는 표적지지만

실제로도 거의 똑같은 사이즈와 디자인의 도대체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양궁 표적지를 사격장 200m까지 걸어가서

개개인이 직접 땅에 박아놓고 하루 종일 무한 사격을 실시했다.

 

왜 하필 200m였냐면 k2를 사용하는 개인의

영점이 정확히 맞춰줬다고 가정했을 때 조준점대로

총알이 정확히 박히는 거리가 200m라는 썰이 있었다.

 

실제로 사단에서 1년에 한 번씩 실시하는 사격대회에서도

똑같은 양궁 표적지와 200m 거리를 기준으로

사격을 실시하곤 했었다.

 

 

 

사격장에서 군인들이 사격을 하는 모습
군대 사격 모습

 

 

 

그 외에 k2의 대한 상세 이론, 예를 들면

바람의 세기를 고려해야 한다던지 k2는 총알이

직선으로 나가는 게 아니라 한번 총알이 내려갔다가

200m가 넘어가면 다시 올라가고 250m가 넘어가면

다시 내려간다거나 하는 식의(...) 잘 기억은 안 나지만

그런 간단한 교육도 있었다.

 

주간에는 밥 먹고 쉬는 시간을 제외하고 야간까지 

무한 사격의 연속이었으나, 분위기가 워낙 자유로웠기에

위 사진과 다르게 각 잡고 쏘지도 않았고

대충 빨리 쏘고 넘어가서 잠깐이라도 더 놀자는 분위기였다.

그랬기에 이 사격 노동도 상, 병장 때는 귀찮았지만

이등병 당시에 내가 느끼기에는 천국 그 자체였다.

 

 

 

야간 사격시 1인칭 모습
야간 사격

 

 

야간에는 야간 조준경을 부착하고 사격을 하는 훈련이 있었는데

실제로는 k2에 레일을 따로 얹어서 스코프를 부착하는

형식이 아니고 위 이미지와 비슷하게 총열 아래 오른쪽 부분에

레이저 포인트를 부착해서 눈대중으로 보고 대충 쏘는(...)

그런 방식이었다. 이 방식은 신병 훈련소에서도

진행하던 방식이라 직접 경험해 보신 분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일주일간 훈련을 거치고 마지막 날에 대대 자체적으로

저격수라 불리는(...) 인원들의 사격 점수를 평가하는데

양궁 과녁 중앙에 화살이 많이 들어갈수록 높은 점수를 얻듯이

총 10발을 쏴서 높은 점수를 기록한 인원 순으로

대대에서 총 2명을 선발한다.

이 평가 과정에는 포상 휴가도 없었지만 명확한 목적이 존재했다.

 

 

 

사단급 사격 이벤트

 

 

 

 

연병장에 집합한 군인들
군대 연병장

 

 

 

바로 사단에서 실시하는 이 사격 이벤트를 위해서였다.

굳이 이 대회를 이벤트라고 표현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는데

무려 3등까지 '9박 10일'의 포상 휴가를 지급했기 때문이다.

 

포상 휴가 체제가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간첩을 잡지 않는 이상 우리 부대에서

현실적으로 얻을 수 있는 최대치의 포상 휴가였다.

 

여기에 더해 각 대대장들과 중대장들의 실적에도 크진 않지만

나름대로 각 중대와 대대의 자존심과도 연관성이 있어서,

이 대회를 처음 참가하고 사격장에

올라갔던 날의 기분은 참 말로 형용하기 어려웠다.

 

무조건 3등 안에 들어서 9박 10일을 먹어야 한다는 강박증에

중대장과 선임들의 무언의 압박이 있었고

이등병 때 내가 여기서 뭔가 성과를 얻어와야

내 군생활이 앞으로 조금이나마 더 편해질 것 같은

이상한 부담감이 나를 지배하기 시작하며 손가락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는데

결과는 당연하게도 3등은 무슨 10등 안에도 들지 못했다. 

 

 

 

 

마치며

 

 

아무튼 10년 가까이 지났지만 군 생활에서

위 경험은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고, 비록 훈련이었지만

괴롭고 지치는 이등병 시절의 숨통을 틔어준 고마운 존재였다.

 

부대마다 환경이 천차만별이니 만약 위와 같은 훈련을

받더라도 훈련 과정부터 모든 것이 다를 수도 있다.

 

 

 일반 보병도 반의 반쪽짜리지만 '저격수'라는 명칭을

달 수 있는지 궁금한 분들에게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같은 경험을 공유했던 분들에게도 오랜만에 같은

추억의 PTSD(...)를 느껴보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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